이사를 하던 아침
네가 준 편지들을 찾지
어디에 두었지
뭐 다행이긴 해
그 생각들을 못했다는 게
그럴 겨를도 없었다는 게
이제 와 눈물이 나네
방 정리하다 마침
너와의 사진들을 봤지
머리에 적었지
바로 버렸기는 해
아직도 너무 구차해서
잘 된 거야
이제 널 치워내고
텅 비어 버린
우리 둘이 살던 이 집엔
유난히 넓은 소파와
너의 거친 향수 향만이
침대 위 너의 체취와
서랍 속 너의 흔적이
아쉬워 정리를 하다가
끝내지 못한 내 빌어먹을 이삿날
이사를 하려 했고 나는 떠나려고 했어 널
혼자서 짐을 싸고 전부 정리하려 했어
더 지내기엔 이곳은 내게는 너무 넓고
돌아가기엔 넌 이제 내겐 너무나도 멀어
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더욱 힘들었어
넌 더 좋은 집에 살더라 축하해 그래 그렇게
살고 싶어서 다 두고 떠나려고 해 나도
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
텅 비어 버린
우리 둘이 살던 이 집엔
유난히 넓은 소파와
너의 거친 향수 향만이
침대 위 너의 체취와
서랍 속 너의 흔적이
아쉬워 정리를 하다가
끝내지 못한 내 빌어먹을 이삿날
텅 비어 버린
(빌어먹을 이삿날)
우리 둘이 살던 이 집엔
(빌어먹을 너와 나)
유난히 넓은 소파와
(빌어먹을 사진이)
너의 거친 향수 향만이
(빌어먹을 얼굴이)
침대 위 너의 체취와
(옮겨놨는데)
서랍 속 너의 흔적이
(버렸었는데)
아쉬워 정리를 하다가
(무거웠는데)
끝내지 못한 내 빌어먹을 이삿날